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퇴사하면서 회사에서 모으고 있던 나의 퇴직금을 IRP계좌를 만들어 수령하였다. 회사에서 퇴직금계좌를 우리은행으로 만들라고 하여 우리은행에 퇴직연금계좌를 만들었는데, 대부분의 회사는 원하는 은행에 계좌를 만들어도 되는 모양이다. 이 계좌 만들기는 앱으로 매우 간단하게 비대면 개설 가능하다.
나는 퇴직 전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이 퇴직금과 IRP계좌에 대해서 잘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받을 때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역시 나와 같이 퇴직금 계좌는 뭐고, IRP계좌와는 무슨 차이이며 어떤 방식으로 운용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아래에 개념부터 운용, 절세효과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을 하도록 하겠다.
1.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와 퇴직금계좌는 무슨 관계인가요?
IRP계좌는 개인형퇴직연금계좌로써, 소득이 있는 개인이 알아서 본인 의사로 만들어 55세 이후 퇴직 후를 대비하기 위해서 모으는 계좌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각 하나씩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회사에서 퇴직금을 어떻게 모으든 관계없이 개인들이 스스로 만들고 모으고 싶은 대로 모을 수 있다.
다만 현재 회사에서 모으고 있던 퇴직금이 있는 경우, 55세가 되기 전에 퇴사를 하면 무조건 IRP계좌로 넣어주도록 정부에서 의무화하였다. 퇴직연금 제도의 의미상, 개인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함이기 때문에 운용하다가 55세 이후 받으라는 의미이다.
2.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는 연금개시 전에 일부/중도인출이 되나요?
먼저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는 중도인출이 웬만하면 안된다고 보면 된다. 아래 중도인출이 가능한 '부득이한' 경우에 대해서 나열해보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을 것이다.
1.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집을 구입할 때
2. 무주택자가 주거목적으로 전세금이 필요할 때
3. 본인 또는 본인의 배우자 혹은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의 질병이나 부상으로 요양비가 필요할 때
4. 본인이 5년 이내 파산선고나 개인회생 절차를 개시했을 때
5.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의 피해가 심각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사유와 요건에 해당할 때
3.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는 그럼 퇴직 후에 연금으로만 받을 수 있나요?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는 무조건 퇴직 후에 연금으로 나눠서 받는 것이 유리하고, 그럴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각종 세금공제 혜택 등을 주고 있는데, 여기에는 세액공제 혜택이 연간 900만원까지 가능하고, 퇴직 후 연금으로 수령시 낮은 세율로 적용되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한 이 계좌에 돈을 넣어 운용해서 이익을 볼 경우에도 그 이익에 대한 세금을 당장 납부하지 않고, 나~중에 수령할때까지 세금납부를 연기해준다. 이것을 과세이연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 같은 나름 젊은 사람들은 애도 키워야 되고, 집도 사야하고, 투자도 해야하고 돈 쓸 데가 많기 때문에 정년까지 일하는 것이 아니라 중도 퇴사해서 퇴직금을 받는다면 대부분 퇴직금 받은 계좌를 해지하게 된다. 해지 외에는 그 돈을 송금/인출할 방법이 없다.
다만 이런 경우, 내가 IRP계좌를 이미 가지고 있을 때 약간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예1) 내가 IRP계좌가 없을 경우 퇴사하여 퇴직금을 요청한다면,
->회사에서 IRP계좌를 개설하여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다.
->나는 IRP계좌를 개설하여 계좌번호를 전달하여 그 곳으로 퇴직금을 받게 된다.
->퇴직금 일시금 수령을 원한 나는 IRP계좌를 해지하고 그곳에 들어 있던 퇴직금을 다른 계좌로 일시금 수령 받는다.
예2) 내가 IRP계좌를 가지고 일부 금액을 모으는 중에 퇴사하여 퇴직금을 요청했을 때,
->회사에서 IRP계좌를 개설하여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다.
->나는 기존 IRP계좌가 있기에 그 계좌번호를 전달하여 그 곳으로 퇴직금을 받는다.
->퇴직금 일시금 수령을 원한 나는 IRP계좌를 해지하여 그곳에 들어 있던 퇴직금과 내가 운용하던 금액을 전부 다른 계좌로 일시금 수령 받는다.
문제가 보이는가? 이 예2의 경우, 나는 기존에 IRP계좌를 이미 생성하여서 일부 금액을 노년을 대비해서 모으는 중이었는데, 거기다가 퇴직금을 받은 것이다. 이 경우 퇴직금만 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노년을 대비하여 모으던 나의 다른 저축액까지 전체해지를 하여야 하니 꼭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퇴직금을 받는 IRP계좌는 기존 본인이 운영하던 IRP 계좌와는 다른 별개의 계좌를 따로 만들어서 사용해야만 한다.
4.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에 퇴직금을 받았는데, 연금으로 받을 생각은 없지만 그냥 두면 안되나요?
혹시나 퇴직연금을 IRP계좌에 수령하였고 퇴직연금으로 수령할 때까지 유지할 생각은 없지만, 당장은 쓸 데가 없으니까 그대로 두자 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그러지 말고 당장 해지하길 바란다.
퇴직금을 회사에서 받은 그대로 일시금 인출하는 것은 퇴직소득세만 발생하지만, 개인적으로 그 계좌에 돈을 더 넣거나(세액공제를 받으려고), 혹은 약간 운용하면서 이익이 생기는 경우 그것들을 인출할 때는 기타소득세 16.5%를 그대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나이가 들어 연금으로 받을 때까지 통장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면 당장 해지하고 돈을 빼서 다른 연금저축펀드나 ISA에 넣어서 불리는 편이 더 이득이다.
**개인형퇴직연금IRP계좌의 절세효과 정리**
IRP계좌 퇴직연금 수령방법에 따른 세금종류/세율 | |||
수령방법 | 계좌 금액의 출처 | 세금종류 | 세율 |
일시금 수령시 | 퇴직금 | 퇴직소득세 | 100% |
개인적립금과 운용수익 | 기타소득세 | 16.5% | |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시 | 퇴직금 | 퇴직소득세 | 연금수령 10년차까지 70% |
연금수령 11년차부터 60% | |||
개인적립금과 운용수익 | 연금소득세 | 55세~69세까지 5.5% | |
70~79세까지 4.4% | |||
80세 이상 3.3% |
1) 퇴직소득세 감면: 퇴직 시 받은 퇴직금에 부과되는 퇴직소득세를 감면해준다.
55세 이후 연금수령 개시 시 퇴직소득세 30% 또는 40% 감면 가능하고, 연금 수령 10년차까지 30%, 11년차부터 40%감면된다. 만일 55세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도 계좌 해지하고 일시금 수령하면 감면 없고 100% 부과된다.
2) 개인적립금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 IRP계좌에 개인이 돈을 넣었을 때 연말정산 시 세액 공제의 혜택을 준다.
IRP계좌에 적립한 개인 입금 금액의 16.5%(총급여 5,500만원 이하시)/13.2%(총급여 5,500만원 초과시)를 세액공제해주니 연말정산 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효과가 난다.
2) 개인적립금과 운용수익에 대한 소득세 감면: IRP계좌를 운용하여 이익을 본 경우 퇴직연금 수령시까지 과세이연된다.
55세 이후 연금수령 개시 시 해당 금액에는 소득세가 일반 소득세보다 낮은 5.5%~3.3%만 부과된다.
따라서 정리하자면, 퇴직연금을 개인적으로 노년을 대비하여 모으는 것은 절세효과가 있는 좋은 선택이나, 정년 전 중도퇴사 시 퇴직금은 기존 본인이 가지고 있던 IRP 계좌가 아닌 다른 IRP계좌를 다른 증권사나 은행에 새로 만들어 받는 것이 좋다. 퇴직금을 당장 일시금으로 인출할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후 무슨 일이 있을 때 전체 해지를 하게 될 불상사를 대비해서이다. 또한 퇴직금을 노년까지 IRP계좌에서 빼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몰라도, 당장 몇 년 안에 사용하게 될 예정이라 하면 어정쩡하게 IRP에 놔두지 않고 일찌감치 일시금으로 빼서 차라리 다른 수단으로 그 금액을 운용하는 것이 세금면에서 이득이 되니 잘 생각해서 본인의 퇴직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계획을 세워보길 바란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회사로부터 나의 우리은행 IRP계좌에 받은 퇴직연금을 어떻게 일시금 수령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